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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겨진 양심' 공공도서관 책 수난
등록날짜 : 2015-03-25 HIT :2385

'찢겨진 양심' 공공도서관 책 수난 
작년 우당·탐라도서관 8997권·1만3200권 폐기
낙서·찢기·오물 등 훼손…미반납 도서도 수백권


한해 수 만 권의 양심이 버려지고 있다.

도내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장서 중 매년 수 만 권이 훼손 등의 이유로 폐기처분되면서 공공성 상실은 물론 예산낭비까지 우려되고 있다.

제주시가 운영하고 있는 우당도서관과 탐라도서관의 경우 지난해 폐기처분된 도서는 각각 8997권, 1만3200권에 이른다.

폐기 대상에는 보관 기간이 오래된 낡은 책도 있지만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책들도 상당 수 포함돼 있다. 이들 대부분 이용자들의 낙서와 페이지 찢기 등으로 책으로의 역할을 잃은 것들이다.

일부 훼손들에 대해서는 도서관 사서들이 보수전용테이프를 붙이거나 오염을 제거하는 것으로 보수하고 있기는 하지만 상당수가 폐기 판정을 받고 있다.

특히 한 해 평균 9000권에서 1만권(기증 포함) 정도가 새로 들어오는 것을 고려하면 구입하는 책만큼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2013년부터 통합도서회원 시스템 운영으로 어느 공공도서관에서나 도서 반납이 가능해졌지만 장기연체 이용자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반납되지 않은 책은 우당도서관 175권·탐라도서관 475권에 이르고 있다.

이외에도 어린이들의 이용률이 높은 제주기적의도서관도 지난해 3000권 상당을 폐기처분 했고, 제주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제주도서관도 지난해 1075권이 훼손돼 처리된 것으로 집계됐다.
 
도서관 이용규칙상 '훼손된 책은 대여자가 변상'토록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분실 등 책임소재가 분명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한 공공도서관 관계자는 "반납되는 책을 한 장 한 장 확인할 수도 없어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책은 한 페이지만 없어도 가치가 상실되는 만큼 도서관 대여 도서는 공공재로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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