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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배송 지연 속출 택배 전쟁 농가 속앓이
등록날짜 : 2015-02-17 HIT :2694

일주일 배송 지연 속출 택배 전쟁 농가 속앓이 
물량 쏠림·집하장 과부하 항의·반품처리 등 진땀
"직거래 신용 타격 피해"

 

농산물 직거래를 하고 있는 문모씨(49·제주시)에게 지난 일주일은 악몽이었다.

설 배송 지연을 감안해 지난 6일 대형 택배사 3곳을 통해 130여건의 상품을 보냈지만 꼬박 일주일을 배송 지연을 항의하는 전화로 곤욕을 치렀다.
 
그나마 일부는 송장 조회를 통해 도착 날짜를 확인하고 양해를 구했지만 절반이 넘는 상품은 통합 집하장에서 처리하기 전까지 상품 위치조차 확인하지 못해 속을 태웠다.
 
또 다른 농가 김모씨(52·서귀포시)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김씨는 "벌써 며칠 째 전화벨만 울리면 식은 땀이 나고 가슴이 뛸 정도"라며 "죄송하다는 말을 수백 번 한 것 보다는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더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설을 앞두고 시작된 '택배 전쟁'에 지역 직거래농가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우체국의 토요 휴무제 적용으로 상당수 직거래 농가들이 한진과 CJ, 현대 택배 등 대형 업체를 이용해 주말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배송 지연 문제는 1차적으로 도내 처리 물량이 몰리며 제때 선적 등이 되지 않으며 시작됐다. 또 택배사별 집하장을 통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과부하가 걸리며 '일주일'지연이라는 초유 사태가 벌어졌다.
 
도내 직거래 농가 중 상당수가 유사한 사항으로 항의 전화나 취소처리, 재발송으로 진땀을 흘리는 등 올 설 배송을 역대 최악으로 꼽았다.
 
문씨는 "지인들 주문이 많아 다행히 반품은 없었지만 일주일 넘게 송장 위치를 확인하고 전화를 받느라 다른 일을 못했다"며 "이정도면 전쟁이 아니라 참사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농가는 "일부 부패 상품에 대해서 택배사에서 보상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다음이 더 걱정"이라며 "주말 배송이 어려워지더니 이젠 명절 특수도 고민해야 할 만큼 심각해진 물류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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